우주·천체 · 외계행성 검출

다시는 볼 수 없는 행성 — 미시중력렌즈는 왜 한 번뿐인가

과학은 다시 재는 일로 굴러간다. 그런데 외계행성 검출법 가운데 하나는 다시 재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글 · 경이의목록· 2026.08.25· 약 13분 읽기
미시중력렌즈 사건의 밝기 곡선 도식. 배경별의 밝기가 수 주에 걸쳐 완만하게 솟았다가 내려오는 파란 봉우리가 그려져 있고, 내려오는 구간 위에 수 시간에서 하루 남짓 지속되는 짧고 뾰족한 노란 봉우리가 얹혀 있다. 이 노란 부분이 행성이 남긴 흔들림이다.
이 그림은 한 번만 그려진다. 파란 봉우리는 렌즈 별이 만들고, 그 위에 얹힌 노란 흔들림이 행성의 흔적이다. 두 별이 겹치는 배치는 되풀이되지 않으므로 이 곡선을 다시 그릴 기회는 없다.도식 · 경이의목록

세 줄 요약

① 미시중력렌즈에서는 상이 갈라지지 않고 밝기만 오른다. 갈라진 간격이 망원경의 분해 능력보다 작기 때문이다.

② 신호를 만드는 것은 행성이 아니고, 두 별이 잠깐 겹치는 배치다. 그래서 사건이 끝나면 확인 관측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진다.

③ 대신 통과법이 구조적으로 못 보는 자리가 열린다. 로먼은 8월 30일 그 자리를 겨누고 떠난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8월 21일 팰컨헤비의 페어링 안에 격납됐다. 발사 목표는 8월 30일 오전 7시 26분, 미국 동부 시각이다.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떠나 지구와 태양의 라그랑주점 L2로 향한다.

이 망원경이 하려는 일 가운데 가장 자주 인용되는 숫자가 외계행성 발견 건수다. 그런데 그 숫자를 만들어 내는 주된 방법이 미시중력렌즈라는 사실은 국내 소개에서 대체로 한 줄로 지나간다.

한국어로 이 현상을 찾아보면 설명은 대체로 여기서 멈춘다. 무거운 것이 시공간을 휘게 하고, 휜 공간을 따라 빛이 돌아 들어오고, 그래서 뒤에 있는 별이 밝아 보인다는 이야기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 설명은 렌즈 은하가 만드는 아인슈타인 고리와 미시중력렌즈를 같은 그림 안에 밀어 넣는다.

둘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전혀 다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 방법의 가장 불편한 성질로 이어진다.

왜 상이 갈라지지 않고 밝기만 변하나

갈라지기는 하는데 그 간격이 너무 좁아 망원경이 두 상으로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습관은 아인슈타인이 1936년에 이 고리를 계산해 놓고도 각크기가 너무나 작아서 관측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습관)고 적는다. 렌즈가 별 하나면 상은 점으로 뭉치고, 변하는 것은 모양이 아니고 밝기다.

규모를 견주면 사정이 분명해진다. 위키백과 중력렌즈 항목은 태양 질량의 100만 배가 넘는 은하가 렌즈일 때 상이 수 초각 떨어지고, 은하단이면 수 분각 떨어진다고 적는다.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아인슈타인 십자가나 활 모양 호는 그 규모에서 나온 것이다.

렌즈가 별 하나로 내려오면 질량이 그만큼 줄고, 갈라진 상의 간격도 함께 줄어든다. 지상 망원경은 물론 우주망원경으로도 그 둘을 떼어 볼 수 없다. 같은 위키백과 항목은 미소렌즈효과에서는 겉으로 보았을 때의 모양 왜곡은 없지만 천체로부터 관측되는 빛의 양이 변화된다(위키백과 중력렌즈)고 정리한다.

왼쪽에는 은하가 렌즈로 작용해 배경 천체의 상이 네 개로 갈라진 모습을, 오른쪽에는 별 하나가 렌즈로 작용해 상이 갈라지지 않고 점 하나가 밝아지기만 하는 모습을 나란히 놓은 비교 도식.
물리는 같고 규모만 다르다. 왼쪽은 상이 갈라져 사진에 남고, 오른쪽은 갈라진 간격이 분해 한계 아래라 밝기 변화로만 나타난다. 미시라는 접두어는 렌즈가 작다는 뜻이 아니고, 상의 분리가 작다는 뜻이다.도식 · 경이의목록
쉽게 말하면. 멀리서 두 개의 헤드라이트를 보면 하나의 밝은 점으로 보인다. 등이 두 개라는 사실은 밝기로만 짐작할 수 있다. 미시중력렌즈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와 같다.

그래서 이 관측의 결과물은 사진이 아니고 그래프다. 시간에 따라 점 하나의 밝기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적은 곡선 하나가 관측의 전부다.

그 밝기 곡선 속에서 행성은 어떻게 드러나나

별이 만든 완만한 봉우리 위에 얹힌 짧고 뾰족한 흔들림으로 드러난다. 렌즈 별에 딸린 행성이 배경별의 상 경로 근처를 지나면 별도의 증폭이 겹치고, 그 구간은 수 시간에서 하루 남짓이다. NASA는 렌즈 별을 도는 행성이 더 작은 규모로 비슷한 효과를 낸다(NASA 로먼 미시중력렌즈)고 설명한다.

이 비대칭이 미시중력렌즈를 다루기 까다롭게 만든다. 별이 만드는 상승은 대체로 수 주에 걸쳐 완만하고 좌우가 거의 대칭인 곡선이다. 행성이 만드는 이탈은 그 위에 잠깐 얹혔다 사라진다.

둘의 시간 규모가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차이 난다는 뜻이다. 별의 봉우리는 며칠에 한 번씩 확인해도 놓치지 않지만, 행성의 흔들림은 그 간격으로 보면 존재한 적도 없는 것이 된다.

보고 있어야 보인다. 이 방법의 어려움은 감도가 아니라 성실성에 있다.

관측 계획이 왜 그런 모양인지도 여기서 나온다. 로먼의 은하 중심부 시간영역 탐사는 고빈도 구간에서 12.1분 간격으로 같은 하늘을 되풀이해 찍는다. 5년 임무 가운데 초반 세 시즌과 후반 세 시즌, 모두 여섯 시즌이 이 방식에 배정돼 있다.

같은 탐사 안에 3일 간격의 저빈도 구간도 네 시즌 들어 있는데, 이쪽은 훨씬 오래 지속되는 사건을 찾는 몫이다. 하나의 탐사 안에 서로 다른 시간 척도를 위한 관측이 겹쳐 있는 셈이다.

왜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볼 수 없나

신호가 행성이 아니라 두 별의 일시적 배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렌즈 별과 배경별은 각기 다른 속도로 우리은하를 돌고 있어 한 번 겹쳤다가 어긋나면 같은 배치가 사람의 시간 안에 복원되지 않는다. NASA는 미시중력렌즈를 두 별이 우리 시선에서 가깝게 정렬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NASA 로먼 미시중력렌즈)로 정의한다.

다른 검출법과 견주면 이 성질이 얼마나 예외적인지 드러난다. 통과법으로 찾은 행성은 공전 주기마다 다시 별 앞을 지난다. 시선속도법은 별의 흔들림을 몇 년이고 다시 잴 수 있다. 직접 촬영은 아예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대상을 다시 찍는다.

미시중력렌즈에는 주기가 없다. 사건이 끝나도 대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라지는 것은 대상을 볼 수 있게 해 주던 배치다. 렌즈 별은 여전히 거기 있지만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고, 그 별에 행성이 딸려 있다는 증거는 이미 지나간 곡선 안에만 남는다.

이 성질을 우회하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 사건이 끝나고 여러 해가 지나면 렌즈 별과 배경별이 충분히 벌어져, 큰 망원경으로 렌즈 별 자체를 따로 찍어 밝기와 색을 재는 후속 관측이 시도된다. 다만 이것은 사건을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별을 확인하는 별개의 관측이고, 렌즈가 어둡거나 배경이 붐비면 성공하지 못한다. 본문의 다시 볼 수 없다는 서술은 증폭 사건 자체를 가리킨다.

실무에서 이 제약은 경보 체계로 나타난다. 한 관측소가 밝기 상승을 감지하면 다른 대륙의 망원경들에 즉시 알려 관측을 이어 붙인다. 지금 놓치면 영영 놓치기 때문이다.

통과법이 못 보는 행성을 왜 이 방법은 보나

두 방법이 유리한 자리가 서로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NASA는 통과법이 해왕성보다 크고 수성보다 훨씬 작은 궤도를 도는 행성을 찾는 데 가장 유리하며, 태양계 같은 구성이라면 모든 행성을 놓칠 수 있다(NASA 로먼 미시중력렌즈)고 적는다. 미시중력렌즈의 주력 구간은 생명가능지대와 그 바깥이다.

이유는 각 방법이 무엇에 의존하는지에 있다. 통과법은 행성이 별 앞을 가로질러야 성립하므로 궤도면이 우리 시선과 거의 나란해야 하고, 궤도가 클수록 그 확률이 떨어지며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목성 궤도라면 한 번 보려고 12년을 기다려야 한다.

미시중력렌즈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행성이 렌즈 별 곁에서 배경별의 상 경로 근처에 있는 것뿐이고, 그 조건은 오히려 별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을 때 잘 맞는다.

행성의 질량을 세로축, 별에서 떨어진 거리를 가로축으로 놓고 세 영역을 표시한 도식. 왼쪽 위는 통과법과 시선속도법이 잘 찾는 영역, 가운데는 미시중력렌즈가 잘 찾는 영역, 오른쪽 아래는 별에 매이지 않은 떠돌이 천체 영역이다.
지도의 빈칸이 서로 다르다. 알려진 외계행성이 왼쪽에 몰려 있는 것은 그런 행성이 많아서가 아니고 그쪽이 잘 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영역의 위치는 개념을 보이기 위한 것이며 실제 눈금이 아니다.도식 · 경이의목록

NASA는 로먼이 수성을 뺀 태양계 모든 행성의 유사체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수성이 빠지는 이유는 궤도가 작은 데다 질량까지 가벼워 두 조건이 겹치기 때문이다.

더 극단적인 쪽도 열린다. 별에 매이지 않고 홀로 떠도는 천체는 반사할 별빛도 가릴 별도 없어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 자체가 어려운데, 미시중력렌즈는 질량만 있으면 잡아낸다. NASA는 그 범위를 화성 질량부터 태양 질량의 100배까지로 적고, 우리은하에 항성질량 블랙홀이 약 1억 개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홀로 있는 것을 확실하게 찾아낸 적은 없다고 덧붙인다.

탐사가 겨누는 성과도 이 구도를 따른다. 로먼은 미시중력렌즈로 넓은 궤도를 도는 행성 1,000개 이상을, 같은 관측에서 통과 신호로 10만 개 이상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숫자는 통과 쪽이 압도적이지만, 지도의 빈칸을 메우는 쪽은 앞의 1,000개다.

질량은 알아도 거리를 모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곡선에서 직접 읽히는 값이 렌즈의 질량과 거리와 횡속도가 뒤섞인 시간 척도 하나뿐이라는 뜻이다. 이 값을 아인슈타인 교차 시간이라 부르며, 이 시간만으로는 렌즈의 질량과 거리와 횡속도를 따로 이끌어 낼 수 없다(Skowron 외, arXiv:1101.3312). 이것이 축퇴 문제다.

무거우면서 먼 렌즈와 가벼우면서 가까운 렌즈가 같은 곡선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곡선을 아무리 정밀하게 재도 그 안에서 셋을 갈라내지 못한다. 정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나로 접혀 있을 뿐이다.

축퇴를 푸는 실마리는 곡선의 미세한 일그러짐에 있다. 지구가 공전하면서 관측 위치가 바뀌어 생기는 시차 효과, 그리고 배경별이 점이 아니고 유한한 크기를 가져서 생기는 효과가 단순한 모양에서 어긋난 흔적을 남긴다. 이런 이탈이 잡히면 값들을 따로 정할 수 있다.

모든 사건에서 잡히는 것은 아니다. 시차 효과는 사건이 충분히 오래 지속돼야 드러나고, 유한 광원 효과는 렌즈와 배경별이 아주 가깝게 지날 때만 나타난다. 그래서 발견된 사건 가운데 상당수는 질량과 거리가 확률 분포로만 제시된다. 어떤 사건에서 축퇴가 풀렸는지는 사건마다 다르고, 일반화된 비율을 이 글은 확인하지 못했다.

다시 볼 수 없다는 성질이 여기서 두 번째로 무겁게 작용한다. 축퇴가 남은 채로 사건이 끝나면 나중에 자료를 더 모을 방법이 없다. 필요한 정보를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전부 받아 두지 못했다면, 그 행성은 질량비만 알려진 채로 목록에 남는다.

로먼과 KMTNet은 같은 일을 하는가

같은 현상을 쓰지만 놓인 자리가 달라 약점도 다르다. KMTNet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에 직경 1.6미터 광시야망원경과 3.4억 화소 모자이크 CCD 카메라를 두고 우리은하 중심부를 24시간 연속 감시한다(한국천문연구원 KMTNet 개요). 로먼은 그 연속성을 L2에서 처음부터 갖는다.

지상 관측이 세 대륙에 망원경을 흩어 놓은 이유가 앞서 본 시간 척도 문제다. 한 곳에서만 보면 낮 동안 곡선이 끊기고, 그 사이에 행성이 만드는 몇 시간짜리 흔들림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 경도를 갈라 배치하면 한 곳이 낮일 때 다른 곳이 밤이라 관측이 이어진다.

KMTNet은 2009년에 개발 과제로 시작했고, 지금은 매년 수십 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고 있다. 우리은하 중심부를 볼 수 없는 시간에는 초신성과 소행성 관측에 같은 장비를 돌린다.

한국어 자료에서 숫자가 어긋나는 지점이 있다. 위키백과 중력렌즈 항목은 이 방법으로 태양계 밖의 행성 세 개를 찾았다고 적는다. 반면 한국천문연구원 KMTNet 개요는 매년 수십 개를 발견하고 있다고 적는다. 두 값이 다른 이유는 정확도가 아니고 시점으로 보인다. 위키백과 서술은 초기 발견 시기의 문장이 갱신되지 않은 채 남은 것으로 판단되며, 이 글은 운영 기관의 최신 서술인 후자를 본문에 썼다. 다만 어느 쪽도 검증 시점을 명시하지 않아 둘을 함께 남긴다.

로먼 쪽의 이점은 대기가 없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경은 지름 2.4미터로 허블과 같지만 시야가 허블의 100배 넓어, 한 번 찍을 때마다 붐비는 은하 중심부의 수많은 별을 동시에 감시한다. 관측 대상이 많을수록 드문 정렬을 만날 확률이 올라간다.

다만 로먼의 성과는 아직 계획이다. 발사가 끝나야 시작되는 일이고, 발사일 자체가 기상과 기체 상태에 따라 미뤄질 수 있다. 같은 8월에 중국의 창어 7호가 발사 조건을 채우지 못해 일정을 놓친 일이 그 예다.

이 방법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게 된다. 다른 관측은 대상을 보고, 미시중력렌즈는 사건을 본다. 대상은 기다려 주지만 사건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기술이 대개 그렇듯 여기서도 핵심은 대상 자체가 아니다. 별빛을 지워 행성을 드러내는 쪽이 방해를 걷어내는 기술이라면, 이쪽은 우연히 열린 창을 놓치지 않는 기술이다. 같은 로먼에 두 장비가 함께 실려 있다는 사실이 그 대비를 잘 보여 준다.

중력이 빛을 휘게 한다는 사실 자체는 이미 쌍둥이 퀘이사에서 확인됐고, 아인슈타인 십자가는 그 결과를 사진으로 남겼다. 다만 그 규모에서는 상이 갈라져 남았고, 별의 규모로 내려오자 남는 것은 곡선 하나뿐이 됐다. 우주에 다른 생명이 있는지를 묻는 일도 결국 이런 곡선들을 얼마나 부지런히 모으느냐에 달려 있다. 8월 30일 이후 당신이 보게 될 로먼의 행성 목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받아 적은 기록이다.

자주 묻는 질문

미시중력렌즈로 찾은 행성은 왜 다시 관측할 수 없나요?
신호가 행성 자체가 아니라 두 별의 일시적인 배치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렌즈 별과 배경별은 각각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은하를 돌고 있어서, 한 번 겹쳤다가 어긋나면 같은 배치가 사람의 시간 안에 다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통과법이나 시선속도법은 행성의 공전 주기마다 신호가 되돌아오지만, 미시중력렌즈에는 주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확인 관측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고,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받아 둔 자료가 전부입니다.
미시중력렌즈에서는 왜 아인슈타인 링이 보이지 않나요?
고리가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각크기가 너무 작아 망원경이 갈라 보지 못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습관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1936년에 이 고리를 계산해 놓고도 각크기가 너무 작아 관측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태양 질량의 100만 배가 넘는 은하가 렌즈일 때 상은 수 초각 떨어지고 은하단이면 수 분각 떨어지지만, 렌즈가 별 하나이면 그 간격이 훨씬 작습니다. 그래서 상은 점 하나로 뭉쳐 보이고, 변하는 것은 모양이 아니라 밝기뿐입니다.
밝기 곡선에서 행성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별이 만든 완만한 봉우리 위에 얹힌 짧고 뾰족한 흔들림으로 구분합니다. 렌즈 별 때문에 생기는 밝기 상승은 대체로 수 주에 걸쳐 완만한 대칭 곡선을 그립니다. 그 별을 도는 행성이 배경별의 상 경로 근처를 지나가면 그 위에 수 시간에서 하루 남짓 지속되는 별도의 봉우리가 얹힙니다. 이 짧은 이탈 구간의 모양이 행성의 질량비와 거리비를 담고 있어서, 놓치면 행성의 존재 자체를 알 수 없습니다.
미시중력렌즈는 통과법이 못 찾는 어떤 행성을 찾나요?
별에서 멀리 떨어져 도는 행성과, 별에 매이지 않은 떠돌이 천체를 찾습니다. NASA에 따르면 통과법은 해왕성보다 크고 수성보다 안쪽 궤도를 도는 행성을 찾는 데 가장 유리해서, 태양계 같은 구성이라면 행성을 하나도 못 볼 수 있습니다. 미시중력렌즈는 생명가능지대와 그 바깥이 주력 구간이고, 로먼은 수성을 뺀 태양계 모든 행성의 유사체를 이 방법으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성 질량부터 태양 질량의 100배까지 자유롭게 떠도는 천체도 대상입니다.
질량은 알아도 거리는 모른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밝기 곡선에서 직접 읽어 낼 수 있는 값이 렌즈의 질량과 거리와 횡속도가 뒤섞인 하나의 시간 척도뿐이라는 뜻입니다. 이 값을 아인슈타인 교차 시간이라 부르는데, 무거우면서 먼 렌즈와 가벼우면서 가까운 렌즈가 같은 값을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축퇴 문제라 부릅니다. 지구의 공전이 만드는 시차나 배경별의 크기가 유한해서 생기는 효과처럼 곡선을 미세하게 비트는 신호가 잡히면 축퇴가 풀리지만, 모든 사건에서 잡히지는 않습니다.
로먼 우주망원경과 한국의 KMTNet은 같은 일을 하나요?
같은 현상을 쓰지만 놓인 자리가 다릅니다. KMTNet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에 1.6미터 망원경 세 대를 두고, 지구 자전을 이겨 내며 우리은하 중심부를 24시간 이어서 감시하는 지상 관측망입니다. 로먼은 지구에서 떨어진 라그랑주점 L2에 놓여 대기와 낮밤의 방해를 아예 받지 않고, 은하 중심부 시간영역 탐사에서 12.1분 간격으로 같은 영역을 되풀이해 찍습니다. 지상이 밤을 이어 붙여 만드는 연속성을 우주에서는 처음부터 갖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참고 자료

  • NASA Science, Microlensing — 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 (2026년 7월 21일 갱신) — 별과 행성도 검출 가능한 정도로 시공간을 휘게 하며 이를 미시중력렌즈라 부른다는 정의, 렌즈 별을 도는 행성이 더 작은 규모로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서술, 통과법이 해왕성보다 크고 수성보다 훨씬 작은 궤도의 행성에 유리하며 태양계 같은 구성이라면 모든 행성을 놓칠 수 있다는 서술, 로먼이 수성을 뺀 태양계 모든 행성의 유사체를 찾는다는 전망, 미시중력렌즈가 생명가능지대와 그 바깥에 가장 적합하다는 서술, 화성 질량부터 태양 질량 100배까지의 자유 부유 천체와 우리은하 항성질량 블랙홀 약 1억 개 추정치의 출처. 원문
  • NASA Science, Galactic Bulge Time-Domain Survey : Technical (2026년 5월 26일 갱신) — 고빈도 관측 12.1분 간격, 5년 임무 중 여섯 시즌(초반 셋·후반 셋) 배정, 저빈도 3일 간격 네 시즌, 탐사 전체에 약 15개월 배정, 미시중력렌즈로 넓은 궤도 행성 1,000개 이상과 통과 신호 10만 개 이상을 겨눈다는 목표, 케플러·TESS와 상보적인 질량·궤도 영역이며 자유 부유 행성을 포함한다는 서술의 출처. 원문
  • NASA, NASA's Roman Telescope Enclosed in SpaceX Falcon Heavy Rocket Fairing (2026년 8월 24일) — 8월 21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헤비 페어링에 격납했다는 사실, 발사 목표가 8월 30일 오전 7시 26분 미국 동부 시각이라는 일정, 목적지가 지구·태양 라그랑주점 L2라는 점의 출처. 직전 게시글인 8월 21일자 비행 준비 검토 완료 소식과 이어진다. 원문
  • NASA Science, Roman Space Telescope — Frequently Asked Questions (2026년 7월 29일 갱신) — 주경 지름 2.4미터가 허블과 같다는 점, 시야가 허블의 100배 넓다는 점, 발사 일시와 발사대 위치, 세 가지 방법(미시중력렌즈·직접 촬영·통과)으로 외계행성을 찾는다는 서술의 출처. 원문
  • 한국천문연구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개요 — 직경 1.6미터 광시야망원경과 3.4억 화소 모자이크 CCD 카메라를 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 세 곳에 설치해 우리은하 중심부를 24시간 연속 감시한다는 서술, 2009년 개발 과제 착수, 2008년 태양계를 닮은 외계행성 발견, 매년 수십 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고 있다는 서술, 은하 중심부를 볼 수 없는 시간에는 초신성·소행성 관측을 병행한다는 점의 출처. 원문
  • 한국천문연구원, 중력렌즈 효과 — 천문학습관 — 아인슈타인이 1936년에 고리 모양 상을 계산했으나 각크기가 너무 작아 관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서술, 은하가 아닌 별에 의한 렌즈효과를 미세중력렌즈로 분류한다는 점의 출처. 원문
  • 위키백과, 중력렌즈 — 미소렌즈효과에서는 모양 왜곡 없이 관측되는 빛의 양만 변한다는 서술, 태양 질량 100만 배 이상의 은하가 수 초각, 은하단이 수 분각 떨어진 상을 만든다는 값의 출처. 이 항목이 적은 "행성 세 개" 서술과 한국천문연구원 값의 차이는 본문에 밝혔다. 원문
  • Skowron, J. 외, Binary microlensing event OGLE-2009-BLG-020 gives a verifiable mass, distance and orbit predictions, arXiv:1101.3312 — 아인슈타인 교차 시간 하나만으로는 렌즈의 질량·거리·횡속도를 따로 정할 수 없다는 축퇴 문제의 서술, 시차 효과와 유한 광원 효과 같은 곡선의 섭동이 축퇴를 깨는 실마리가 된다는 서술의 출처. 원문

본문의 모든 수치는 위 자료에서 가져왔다. 발견 건수를 두고 위키백과와 한국천문연구원의 서술이 어긋나 어느 한쪽을 고르지 않고 차이를 본문에 밝혔다. 로먼의 발사 일자와 성과 전망은 발사 전 시점의 계획이며 변경될 수 있다. 축퇴가 풀리는 사건의 비율과 렌즈 별 후속 관측의 성공률은 일반화된 값을 확인하지 못해 본문에 적지 않았다. 이미지 세 점은 이 글을 위해 직접 제작한 도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