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질량은 망원경이 읽어 낸 값처럼 쓰인다. 실제로는 밝기 옆에 가정 하나를 곱해 만든 값이다.
세 줄 요약
① 은하의 질량은 재는 값이 아니다. 밝기를 재고 거기에 별의 질량 분포를 곱해 만든 값이다.
② 그 분포는 우리은하에서 별을 직접 세어 만든 뒤 먼 은하에 그대로 옮겨 써 왔다. 확인된 적이 없었다.
③ 제임스웹이 그 가정을 처음 제약했고, 같은 빛의 은하가 최대 네 배까지 무거워졌다.
우리은하에 별이 몇 개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이미 나와 있다. 위키백과 우리 은하 항목은 약 2천억에서 4천억 개라고 적고, 별을 전부 합친 질량과 별 하나의 평균 질량까지 함께 적어 둔다. 숫자가 이렇게 구체적이면 누군가 세어 본 값처럼 읽힌다.
세어 본 사람은 없다. 우리은하 안에서도 개개의 별을 전부 헤아리는 일은 불가능하고, 다른 은하는 애초에 별 하나하나가 분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숫자는 어디서 나왔을까.
답은 밝기다. 망원경으로 받은 빛의 총량을 재고, 별 하나가 평균 얼마나 무거운지를 곱한다. 이 곱셈의 두 번째 항이 이 글의 주제다. 그것은 관측된 값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먼 은하에서 확인된 적이 없었다.
2026년 8월 18일 Nature Astronomy에 실린 논문이 그 항을 처음으로 직접 제약했다. 결과는 불편했다. 어떤 은하는 빛이 그대로인 채로 네 배 무거워졌다.
재는 것은 빛이고, 질량은 거기서 환산한다. 위키백과 우리 은하 항목은 우리은하의 별을 약 2천억에서 4천억 개, 항성 질량 합계를 태양의 4.6×10¹⁰에서 6.4×10¹⁰배, 별 하나의 평균 질량을 태양의 15퍼센트(위키백과 우리 은하)로 적는다. 평균 질량이라는 항이 곧 별의 질량 분포이고, 그 자리가 가정이 들어서는 곳이다.
천문학에서 이 환산 계수를 질량 대 광도비라고 부른다. 은하가 내놓는 빛 한 단위마다 별 질량이 얼마나 딸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빛은 망원경이 직접 받아 오지만, 이 비율은 별들이 어떤 질량으로 섞여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은하에서 오는 빛의 대부분을 만드는 별과, 은하의 질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별이 서로 다른 별이라는 점이다.
빛은 큰 별이 낸다. 질량은 작은 별이 갖는다. 이 어긋남이 은하 천문학의 오래된 골칫거리다.
무거운 별은 밝다. 질량이 두 배가 되면 밝기는 열 배 넘게 뛴다. 그래서 은하의 사진과 스펙트럼은 소수의 무거운 별이 지배한다. 반대로 가벼운 별은 개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질량의 합계를 좌우하면서도, 어두워서 통합된 빛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
라이먼 알파 숲처럼 흡수선을 읽어 우주의 구조를 복원하는 방법이 이미 있듯, 스펙트럼에는 밝기 이상의 정보가 담긴다. 다만 그 정보를 꺼내려면 무엇을 봐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질량의 다수를 이루면서 빛을 거의 내지 않기 때문이다. 논문 제1저자 Chloe Cheng은 은하를 도시에 빗대어, 밝은 별을 멀리서도 바로 보이는 고층빌딩에, 작은 별을 그 사이의 집들에 비유한다(라이덴대학교 보도자료, 2026-08-18). 도시의 실제 인구는 집 쪽에 있는데, 멀리서 보이는 것은 빌딩뿐이다.
규모를 견주면 어긋남이 분명해진다. 나무위키 우리 은하 문서는 우리은하의 주계열성 약 2천억 개 가운데 약 74퍼센트가 적색왜성이라고 적는다. 개수로는 별의 절대다수인데, 이들이 은하 전체 광도에 보태는 몫은 그 비율과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 74퍼센트라는 숫자의 출처다. 나무위키 문서는 이 값을 초기질량함수에 따르면이라는 단서와 함께 제시한다. 별을 세어 얻은 값이 아니고, 가정된 분포에서 계산해 낸 값이라는 뜻이다.
한국어 자료에서 초기질량함수는 대체로 이런 식으로 등장한다. 결론을 뒷받침하는 권위로 한 줄 인용되고, 정작 그 함수가 무엇이며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은하 안에서는 잰 값에 가깝고, 먼 은하에서는 가정한 값이었다. Cheng 연구진은 논문 초록에서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질량 별의 기여가 직접 관측되지 않고 우리은하 초기질량함수의 외삽에 근거해 추정돼 왔다(Cheng 외, arXiv:2601.20864)고 명시한다. 이 문장이 이번 연구가 서 있는 자리를 그대로 요약한다.
함수의 모양부터 보자. 초기질량함수는 별이 태어날 때 어떤 질량의 별이 몇 개씩 만들어지는지를 나타낸다. 가벼운 쪽이 압도적으로 많고 무거운 쪽으로 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 줄어드는 속도를 질량 구간마다 다른 기울기로 표현한다.
연구진이 쓴 형태는 꺾인 지점이 두 곳인 거듭제곱이다. 0.08 태양질량을 하한으로 두고, 0.5와 1.0 태양질량에서 기울기가 바뀐다. 1.0 태양질량 위쪽은 살페터가 제시한 2.35로 고정했고, 그 아래 두 구간의 기울기만 자유롭게 풀어 맞췄다.
우리은하 기준값은 크로우파의 값을 쓴다. 0.08에서 0.5 태양질량 구간이 1.3, 0.5에서 1.0 태양질량 구간이 2.3이다. 지금까지 먼 은하의 질량을 계산할 때는 이 두 숫자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이 관행이 왜 굳어졌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은하 안에서는 별을 하나씩 분해해 세어 볼 수 있으니 분포를 실측할 수 있다. 다른 은하에서는 그 방법을 쓸 수 없고, 그렇다고 계산을 멈출 수도 없다.
다만 편의로 고른 값과 확인된 값은 다르다. 연구진은 초록에서 이 가정이 질량 추정의 주요한 계통 불확실성이라고 못 박는다. 알면서도 손대지 못하던 자리였다는 뜻이다.
왜소별과 거성의 비율에 민감한 흡수 특징의 깊이를 재서 센다. Cheng 연구진은 이런 특징이 대략 8,100에서 10,000 옹스트롬 사이에 놓이며, 나트륨 8,180–8,200 옹스트롬과 칼슘 삼중선 8,475–8,725 옹스트롬과 윙포드 띠 9,905–9,945 옹스트롬이 그에 해당한다(Cheng 외, arXiv:2601.20864)고 적는다. 별을 갈라 보지 못해도, 섞인 빛의 성분비는 읽힌다.
원리는 표면중력에 있다. 위키백과 항성 분류 항목은 거성이 백색왜성보다 덩치는 크지만 표면 중력과 가스 밀도와 압력은 훨씬 낮으며, 이 차이에서 광도효과가 생겨 분광선의 폭과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위키백과 항성 분류)고 정리한다. 같은 원소라도 어떤 별에서 나왔느냐에 따라 자국의 모양이 달라진다.
그래서 은하 전체의 통합 스펙트럼을 아주 깊게 찍으면, 그 안에 섞인 왜소별의 몫을 흡수 자국의 깊이로 역산할 수 있다. 별 하나를 분해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 구간이 지상에서 잘 잡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적색편이 0.7의 은하라면 이 자국들이 관측 파장으로는 근적외선까지 밀려나므로, 대기 밖에서 보는 장비가 필요하다.
연구진이 두 대의 망원경을 겹쳐 쓴 이유가 여기 있다.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이 남긴 레가시 분광 자료가 정지좌표계 3,700에서 5,100 옹스트롬을 담당해 나이와 원소 함량을 잡고, 제임스웹의 근적외선 분광기가 그보다 붉은 쪽을 이어 붙여 왜소별에 민감한 구간을 담았다.
관측량은 상당하다. 지상 분광은 128일 밤에 걸쳐 대상마다 20시간씩 쌓였고, 제임스웹 관측은 아홉 개 대상 가운데 일곱 개에서 총 31.2시간의 노출이 확보됐다. 웹이 초기 우주를 겨눈 관측 가운데서도 한 자리를 오래 들여다본 축에 든다.
같은 밝기의 은하가 최대 네 배까지 무거워졌다. 연구진은 적색편이 0.7에 있는 무거운 정지 은하 아홉 개를 분석해, 우리은하 분포를 가정했을 때와 견준 질량 초과 인자가 1.1에서 4.0까지 분포하고 중앙값은 1.4이며, 아홉 개 가운데 두 개가 2표준편차 이상 벗어난다(Cheng 외, arXiv:2601.20864)고 보고했다. 빛은 건드리지 않았고 분포만 풀었다.
초과가 아무 은하에서나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속도 분산이 크고, 철 함량이 높고, 비리얼 질량이 큰 은하에서 두드러졌다. 가까운 우주의 무거운 타원은하 중심부에서 이미 알려져 있던 경향이 적색편이 0.7, 곧 65억 년 전에도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표본에서 가장 오래된 은하가 가장 두드러졌다. 연구진이 1134272로 부르는 이 은하는 형성 적색편이가 5 이상으로 추정되고, 표본 안에서 작은 별이 가장 많았다. 별 형성이 대략 1억에서 2억 년 걸린다고 보면 적색편이 4.6 무렵에는 이미 별 만들기를 마친 셈이다.
여기서 결론이 초기 우주로 넘어간다. 이 은하가 제임스웹이 찾아낸 말이 안 될 만큼 이른 거대 은하들의 후손일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조상들에게도 같은 분포를 적용해야 한다. 연구진의 계산으로 그 은하들은 약 4±1배 무거워진다.
이 대목이 왜 곤란한지는 맥락을 알아야 보인다. 제임스웹이 초기 우주에서 너무 무겁고 너무 성숙한 천체들을 잇달아 찾아내면서 은하 형성 모형은 이미 압박을 받아 왔다. 초기 우주의 거대 블랙홀과 작은 빨간 점이 같은 계열의 문제다.
그 무거운 은하들이 실은 더 무거웠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아니라 부담이 늘어난다. 연구진도 이 결과가 모형과의 긴장을 키울 수 있다고 적는다.
방향은 단단하고 크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표본 크기가 작고 대상 은하들이 하나의 과밀 구조에 속해 있어 일반화가 제한될 수 있으며, 향후 더 크고 다양한 표본으로 확인이 필요하다(Cheng 외, arXiv:2601.20864)고 스스로 적었다. 결론을 뒤집을 만한 한계라기보다, 배율을 확정하지 못하게 하는 한계다.
과밀 구조라는 조건부터 짚어 둘 만하다. 아홉 개 대상은 대부분 적색편이 0.73의 코스모스 월이라 불리는 구조에 속해 하나의 관측 시야 안에 들어왔다. 관측 효율에는 유리했지만, 특별한 환경의 은하들을 본 것일 가능성이 함께 붙는다.
두 번째 한계는 조리개다. 분광기의 좁은 창은 은하의 중심부만 담는데, 오늘날의 무거운 타원은하는 중심이 작은 별에 치우치고 바깥은 우리은하와 비슷해지는 기울기를 보인다. 만약 이번 은하들도 반지름 하나를 넘어서면 우리은하와 같아진다면, 보정 인자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결과를 떠받치는 검사도 있다. 연구진은 새 분포로 보정한 별 질량과 은하의 역학적 질량을 나란히 놓았는데, 보정 전에는 무거운 은하일수록 둘 사이가 벌어지던 것이 보정 뒤에 좁혀졌다. 별 질량이 역학적 질량을 넘어서는 은하는 없었다.
다만 이 일치에는 다른 쪽 부담이 딸려 온다. 별 질량이 역학적 질량을 거의 채워 버리면 암흑물질과 가스가 들어갈 자리가 좁아진다. 연구진은 대상 은하들의 유효 반지름이 중앙값 5.4킬로파섹으로 작아 역학적 질량이 별이 지배하는 중심부만 반영했을 가능성, 그리고 슬릿 손실 보정이 완전하지 않아 역학적 질량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함께 적어 두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먼 은하의 별 분포가 우리은하와 같지 않다는 것은 이번 관측으로 방향이 섰다. 그것이 은하 질량을 얼마나 끌어올리는지는 표본과 관측 범위가 넓어져야 정해진다.
이 연구가 남긴 가장 값진 부분은 어쩌면 숫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래 쓰여 온 편의상의 가정 하나를 측정 대상 자리로 끌어내렸다는 점이다. 우주의 끝을 묻는 질문이 그렇듯, 답보다 먼저 정리돼야 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재고 무엇을 가정했는지의 경계다.
다음에 어느 은하의 질량이 태양의 몇 배라는 문장을 보게 되면, 그 숫자에 따라붙은 조건 하나를 떠올려도 좋겠다. 그 값은 누군가 세어 본 결과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별들이 어떻게 섞여 있으리라는 우리의 짐작이 함께 곱해진 값이다.
본문의 모든 수치는 위 자료에서 가져왔다. 라이덴대학교 보도자료와 논문의 서술 범위가 어긋나는 지점은 어느 한쪽을 고르지 않고 차이를 본문 주의 상자에 밝혔으며, 본문 수치는 논문 쪽을 따랐다. 질량 초과 인자를 국내 은하에 적용한 사례나 한국 연구진의 관련 관측은 확인하지 못해 적지 않았다. 이미지 세 점은 이 글을 위해 직접 제작한 도식이며, 도식의 곡선 모양과 구간 위치는 개념을 보이기 위한 것이고 실제 눈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