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천체 · 달과 관측

월식은 왜 어떤 하늘에는 오지 않나

오늘 낮 달의 96퍼센트가 지구 그림자에 잠겼다. 한국에서는 한 사람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글 · 경이의목록· 2026.08.28· 약 11분 읽기
햇빛이 왼쪽에서 들어오는 지구를 위에서 내려다본 도식. 지구의 왼쪽 절반은 낮이고 그곳에 한국이 붉은 점으로 표시돼 있으며 낮 1시 13분 달은 지평선 아래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지구 오른쪽 밤 방향으로 본그림자 원뿔이 뻗고 그 안에 달이 들어가 지름의 93퍼센트가 어둡게 잠겨 있다. 오른쪽 위에는 이 장면을 본 곳으로 아메리카와 서유럽과 서아프리카가, 보지 못한 곳으로 한국과 중국과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가 적혀 있다.
같은 순간, 갈라진 두 하늘. 월식은 밤인 쪽 어디서나 똑같이 보인다. 오늘 한국은 그 반대쪽에 서 있었다.도식 · 경이의목록 · 자료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한국천문연구원

세 줄 요약

① 국내 관측 불가는 월식이 약했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그 시각 달이 한국 지평선 아래에 있었다는 뜻이다.

② 같은 월식에 93퍼센트와 96.3퍼센트라는 두 숫자가 붙는다. 앞은 달의 지름을 재고 뒤는 달 원반의 넓이를 잰다.

③ 사로스 주기의 18년 11일에 딸린 8시간이 지구를 3분의 1 바퀴 더 돌려, 같은 계열의 다음 월식은 다른 대륙으로 넘어간다.

오늘 오후 1시 13분, 달 원반의 96퍼센트가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규모라면 어느 나라 뉴스든 하루쯤 떠들 만하다. 그런데 한국천문연구원의 8월 천문현상표는 이 사건 옆에 짧은 괄호 하나를 달아 두었다. 국내 관측 불가.

이 표기는 자주 오해를 산다. 우리 쪽에서는 살짝만 가려진다는 뜻으로 읽히거나, 하늘이 흐려 못 본다는 뜻으로 읽힌다. 둘 다 틀렸다.

달은 오늘 어느 때보다 깊이 잠겼다. 다만 그 장면이 펼쳐지는 동안 한국 하늘에는 달이 아예 없었다.

오늘 낮 1시 13분, 한국 하늘에는 무엇이 있었나

달이 없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2026년 8월 천문현상표는 28일 항목에 "부분월식(국내 관측 불가) 13:13"과 "망 13:18"을 적고, 같은 날 서울의 월출을 19시 08분, 월몰을 05시 44분으로 제시한다(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2026년 8월 천문현상」). 식이 최대에 이른 13시 13분은 달이 진 뒤 일곱 시간 반이 지났고 다시 뜨기까지 여섯 시간이 남은 시각이었다.

월식은 보름달에만 일어난다. 같은 표가 망, 곧 달이 완전히 둥글어지는 순간을 13시 18분으로 적은 것이 그 조건이다. 최대식과 망이 5분 차이로 붙어 있다.

보름달은 태양의 정반대 방향에 놓인다. 그래서 보름달은 해가 질 무렵 떠서 해가 뜰 무렵 진다. 낮 1시에 하늘 어딘가에 있을 수가 없는 천체다.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월식이 낮에 일어나는 지역은 그 사건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된다. 하늘이 맑든 흐리든, 장비가 좋든 나쁘든 상관이 없다.

국내 관측 불가는 달에 대한 서술이 아니다. 그 시각 우리가 지구의 어느 쪽에 서 있었는지에 대한 서술이다.

월식은 왜 지구 절반에서 한꺼번에 보이나

달 자체가 어두워지는 사건이라 달이 떠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같은 장면이 보인다.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이번 월식의 부분식 단계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서부를 뺀 아메리카 전역, 서유럽, 서아프리카에서 보인다고 밝혔다(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2026년 8월 27–28일 깊은 부분월식」). 대륙 단위로 나뉘는 이 넓이가 일식과 월식을 가르는 첫 번째 차이다.

일식은 사정이 반대다. 달의 그림자가 지구 표면에 좁은 자국으로 떨어지고, 그 자국을 밟은 사람만 개기 상태를 본다. 일식을 맨눈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도 그 사건이 태양을 직접 쳐다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월식에는 그런 자국이 없다. 어두워지는 것은 달이고, 어두워진 달은 그것을 볼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어둡다.

그러니 관측 가능 지역을 정하는 조건은 단 하나로 줄어든다. 그 시각 그곳에서 달이 지평선 위에 있는가.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따라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차례의 월식에서 지구 그림자의 가장자리가 늘 둥글다는 사실을 근거로 지구가 구형임을 논증했다. 프레드 에스페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달이 하늘 높이 있든 지평선 가까이 낮게 있든 관계없이 지구의 그림자가 둥글다"는 점에 주목했고, 모든 각도에서 둥근 그림자를 만드는 것은 구뿐이라고 바르게 추론했다고 적는다(Fred Espenak, 「Visual Appearance of Lunar Eclipses」).

96퍼센트가 가려졌는데 왜 개기월식이 아닌가

달의 한쪽 끝이 끝내 본그림자 밖에 남았기 때문이다.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최대식 순간인 세계시 4시 13분에 달 원반의 96.3퍼센트가 지구의 본그림자 안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본그림자는 지구가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그림자의 중심부다(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2026년 8월 27–28일 깊은 부분월식」). 남은 몇 퍼센트에는 태양의 직사광이 그대로 닿는다.

개기월식과 부분월식을 가르는 선은 비율이 아니다. 원반 전체가 본그림자 안에 들어갔는가, 조금이라도 걸쳐 있는가라는 이분법이다. 오늘의 달은 아슬아슬하게 뒤쪽에 걸렸다.

이 얇은 띠가 시각적으로 결정적이다. 에스페낙은 본그림자에 들어간 부분이 매우 어둡거나 검게 보이는데, 이것이 주로 대비 효과 때문이며 반그림자에 남은 부분이 약 500배 밝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Fred Espenak, 「Visual Appearance of Lunar Eclipses」). 500배 밝은 조각이 한쪽 끝에 붙어 있으면 나머지의 붉은빛은 묻힌다.

그래서 96퍼센트라는 값은 개기월식의 99퍼센트짜리 근사가 되지 못한다. 다른 종류의 장면이 된다.

깊은 부분월식은 개기월식보다 늘 심심한 것은 아니다.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부분식이 시작되고 한 시간이 채 안 되면 아직 햇빛을 받는 부분이 충분히 작아져, 관측자의 눈이 어둠에 적응하며 본그림자 안쪽의 구릿빛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고 적는다. 다만 그 색이 얼마나 뚜렷하게 보이는지는 관측자의 눈 상태와 그날 지구 대기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대형 화산 분화 뒤의 월식이 유난히 어둡게 나타난 기록이 여럿 있다는 점도 함께 적어 둔다.

93과 96.3, 어느 쪽이 맞는 숫자인가

둘 다 맞고, 서로 다른 것을 재는 값이다.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본영 크기가 "달의 지름 가운데 본그림자가 덮은 몫"이고 가려짐은 "본그림자가 덮은 넓이"라고 명시한다. 이번 월식의 본영 크기는 0.93187이며 가려짐은 96.3퍼센트다(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2026년 8월 27–28일 깊은 부분월식」; Fred Espenak, EclipseWise 월식 제원표). 하나는 길이의 자이고 다른 하나는 넓이의 자다.

두 값이 어긋나 보이는 것은 원의 성질 탓이다. 원반의 가장자리 쪽은 폭이 좁고 가운데 쪽은 폭이 넓다. 지름을 기준으로 7퍼센트가 남았다고 해도, 그 7퍼센트는 원반에서 가장 얇은 자리라 넓이로는 4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같은 달을 두 가지 방식으로 잰 결과를 좌우로 나란히 놓은 도식. 왼쪽은 달의 지름을 가로지르는 세로 막대로 지름의 93퍼센트가 본그림자에 잠긴 것을 보이고, 오른쪽은 같은 달의 원반 넓이 가운데 96.3퍼센트가 잠긴 것을 색으로 채워 보인다.
같은 달, 다른 자. 지름을 재면 93퍼센트가 나오고 넓이를 재면 96.3퍼센트가 나온다. 어긋난 값이 아니라 다른 양이다.도식 · 경이의목록 · 자료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그렇다면 왜 굳이 둘을 함께 쓰는가. 본영 크기 쪽이 셈하기 쉽고, 무엇보다 눈금 밖의 정보를 담기 때문이다.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본영 크기가 1보다 클 수 있고 0보다 작을 수도 있으며, 1을 넘는 값은 달이 본그림자 중심에 얼마나 가까이 갔는지를 통해 개기식의 깊이와 지속 시간을 알려 주고, 음수는 달이 본그림자를 완전히 비껴간 반영식을 가리킨다고 적는다. 예로 2029년 6월 개기월식의 크기는 1.84다(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2026년 8월 27–28일 깊은 부분월식」).

가려짐 쪽은 그런 확장을 못 한다. 대신 언제나 0과 1 사이에 머물러 조건을 붙이지 않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세 가지 크기가 돌아다닌다. 이번 월식의 반영 크기는 1.96645, 본영 크기는 0.93187, 가려짐은 96.3퍼센트다. 앞의 둘은 모두 달의 지름을 기준으로 하되 각각 반그림자와 본그림자를 잰 값이고, 마지막 하나만 넓이를 잰 값이다. 반영 크기가 1을 훌쩍 넘었다고 해서 달이 반그림자에 완전히 잠겼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어느 숫자를 인용하든 그 앞에 무엇을 기준으로 잰 값인지를 붙여 적는 편이 안전하다.

반그림자에 든 달은 왜 달라 보이지 않나

반그림자 안에서도 태양빛이 계속 달에 닿기 때문이다. 에스페낙은 달의 한쪽 끝이 반그림자 깊이의 10분의 9까지 들어가도 태양 광선의 약 10퍼센트가 그 가장 깊은 자리에 여전히 도달하며, 그런 조건에서 달은 원반을 가로지르는 미묘한 명암 기울기만 남긴 채 상당히 밝게 유지된다고 적는다(Fred Espenak, 「Visual Appearance of Lunar Eclipses」). 사람 눈이 알아채기에는 너무 완만한 변화다.

반그림자는 지구가 태양의 일부만 가리는 구역이다. 그 안에 선 관측자에게 태양은 이지러진 채로 여전히 떠 있는 셈이 된다.

그래서 반영식에는 시작도 끝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에스페낙은 반그림자의 첫 접촉과 마지막 접촉, 그리고 반영식의 이르고 늦은 단계가 "맨눈으로도 광학기기의 도움을 받아도 완전히 보이지 않으며", 숙련된 관측자가 희미한 그늘을 알아채려면 반영 크기가 대략 0.6을 넘어야 한다고 적는다(Fred Espenak, 「Visual Appearance of Lunar Eclipses」).

이 대목이 오늘의 시간표를 이상하게 보이게 만든다. 전체 월식은 다섯 시간 넘게 이어지지만 사람이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구간은 그 절반에 못 미친다. 앞뒤로 붙은 반영식 구간은 기록상의 시각일 뿐이다.

달 표면을 눈으로 읽는 일이 늘 이렇게 미묘하다. 크레이터의 하얀 줄무늬가 보름 무렵에만 뚜렷해지는 것도, 달의 물을 직접 본 사람이 아직 없는 것도 같은 사정에 속한다.

18년 뒤 같은 월식은 왜 다른 대륙에서 보이나

주기에 딸린 8시간 동안 지구가 3분의 1 바퀴를 더 돌기 때문이다.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이번 월식이 사로스 138 계열에 속하며 같은 계열의 월식들이 18년 11일 8시간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직전 회차가 2008년 8월 16일, 다음 회차가 2044년 9월 7일이라고 밝혔다(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2026년 8월 27–28일 깊은 부분월식」). 하루의 정수배가 아닌 그 8시간이 무대를 옮긴다.

사로스는 세 가지 달의 주기가 우연히 거의 맞아떨어지는 자리에서 나온다. 에스페낙은 삭망월 223번이 6,585일 7시간 43분이고 교점월 242번이 6,585일 8시간 35분이어서 둘의 차이가 18년 11일 8시간에 걸쳐 겨우 52분이라고 적는다(Fred Espenak, Sky & Telescope, 「The Saros Cycle」). 바빌로니아 천문학자들이 기원전 7~8세기에 이 어긋남을 알아챘다.

문제는 남는 8시간이다. 날짜는 되풀이되는데 지구의 자전 위상은 되풀이되지 않는다. 에스페낙은 사로스 주기마다 지구가 120도 더 돌기 때문에 각 회차의 식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관측된다고 적는다(Fred Espenak, Sky & Telescope, 「The Saros Cycle」).

사로스 138 계열의 연속한 세 회차를 세로로 쌓아 놓은 도식. 2008년 8월 16일 회차의 띠가 왼쪽에 있고, 강조 상자가 둘린 2026년 8월 28일 회차의 띠가 그보다 오른쪽으로 옮겨 가 있으며, 2044년 9월 7일 개기월식 회차의 띠가 다시 더 오른쪽에 있다. 회차 사이에는 18년 11일 8시간마다 경도 약 120도씩 옮겨 간다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날짜는 되풀이되고 무대는 옮겨 간다. 하루의 정수배에서 남는 8시간이 다음 회차를 지구 3분의 1 바퀴 너머로 보낸다.도식 · 경이의목록 · 자료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 Fred Espenak

그러니 오늘 우리가 놓친 것은 한국의 불운이 아니다. 하늘의 배당 방식에 가깝다. 어느 계열의 월식은 이번 세기 내내 우리 시간대를 비껴가고, 어떤 계열은 반복해서 우리 쪽으로 온다.

사로스 138 계열은 지금 성격이 바뀌는 중이기도 하다. 이 계열은 1521년 10월 15일 반영월식으로 시작해 1918년부터 오늘까지 부분월식을 내놓았고, 2044년 9월 7일부터 2495년 6월 8일까지는 개기월식을 낸다(Fred Espenak, EclipseWise 사로스 138 계열표). 오늘의 월식은 그 계열이 내놓은 마지막 부분월식이다.

그래서 한국은 언제 다시 볼 수 있나

2028년 7월 7일 부분월식이 다음 차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26년 2월 보도자료에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월식은 지난해 9월 8일에 개기월식이 있었고, 앞으로 2028년 7월 7일에 부분월식이 있을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음 개기월식 달은 2028년 12월 31일에 뜬다"고 밝혔다(한국천문연구원, 「3월 3일 정월대보름날 개기월식 천문현상」, 2026년 2월 26일). 두 해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 올해 몫은 이미 받았다. 지난 3월 3일 정월대보름에 개기월식이 있었고, 그날은 조건이 오늘과 정반대였다.

천문연구원은 그 월식을 두고 "날씨가 좋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에서 달이 뜬 이후부터 전 과정 관측이 가능하다"고 예보했다. 부분식이 18시 49분 48초에 시작해 개기식이 20시 4분에 들어갔고, 최대식은 20시 33분 42초, 그때 달의 고도는 약 24도였다(한국천문연구원, 2026년 2월 26일 보도자료). 정월대보름에 개기월식이 겹친 것은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이었다.

같은 해에 두 번의 월식이 있었고, 하나는 온전히 우리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우리 몫이 아니었다. 차이를 만든 것은 달도 그림자도 아니고 시계였다.

날짜와 시각 표기는 기준에 따라 하루가 어긋나 보인다. 이 월식은 세계시로는 8월 28일 새벽에,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8월 27일 밤에 일어난다. 그래서 NASA는 이 사건을 8월 27–28일로 적고 한국천문연구원은 8월 28일로 적는다. 본문의 13시 13분과 13시 18분은 한국 표준시이며, 세계시 4시 13분과 같은 순간이다. 서울 기준 월출·월몰 시각 역시 관측 지점에 따라 몇 분씩 달라진다.

월식은 지구가 자기 그림자를 달에 비춰 보는 일이다. 그림자는 늘 그 자리에 있고, 달은 열여덟 해에 한 번쯤 같은 자리로 돌아오며, 그 사이 지구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세 가지가 맞물린 결과가 오늘 우리에게는 빈 하늘이었다.

그러니 다음번에는 밤하늘을 올려다볼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2028년 마지막 날 저녁, 달은 우리 쪽 하늘에서 뜬다.

자주 묻는 질문

국내 관측 불가라는 말은 월식이 약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세기와는 무관한 말입니다. 2026년 8월 28일 부분월식은 달 원반의 96.3퍼센트가 지구 본그림자에 잠긴 깊은 월식이었습니다. 다만 최대 시각이 한국 시각 오후 1시 13분이었고, 그 시각 서울에서 달은 이미 새벽 5시 44분에 져서 저녁 7시 8분까지 하늘에 없었습니다. 관측 불가는 현상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시각 달이 지평선 위에 있었는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월식은 지구 어디서나 보이는 것 아닌가요?
밤인 쪽에서만 보입니다. 일식은 달의 그림자가 지구 표면에 좁은 자국으로 떨어져 그 자국 위에서만 보이지만, 월식은 달 자체가 어두워지는 사건이라 달이 떠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같은 장면이 보입니다. 문제는 달이 떠 있는 곳이 지구의 절반뿐이라는 데 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그 시각이 낮이고, 낮에는 보름달이 지평선 아래에 있습니다.
96퍼센트가 가려졌는데 왜 개기월식이 아닌가요?
달의 한쪽 끝이 끝내 본그림자 밖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개기월식은 달 원반 전체가 본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야 성립합니다. 이번에는 달 지름의 93퍼센트까지만 잠겼고 나머지 7퍼센트는 반그림자에 걸친 채로 남았습니다. 그 얇은 띠에는 태양의 직사광이 그대로 닿기 때문에 붉게 물든 나머지 부분과 견주면 매우 밝게 보이며, 그래서 이런 월식을 깊은 부분월식이라고 부릅니다.
93퍼센트와 96.3퍼센트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 숫자인가요?
둘 다 맞습니다. 서로 다른 것을 재기 때문입니다. 본영 크기는 달의 지름 가운데 얼마가 본그림자에 잠겼는지를 재며 이번 값은 0.93187입니다. 가려짐은 달 원반의 넓이 가운데 얼마가 잠겼는지를 재며 이번 값은 96.3퍼센트입니다. NASA 과학시각화스튜디오는 본영 크기가 1을 넘거나 0보다 작을 수 있는 반면 가려짐은 언제나 0과 1 사이라서 눈에 보이는 느낌에 더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반영식은 왜 사진에도 잘 안 나오나요?
반그림자 안에서도 태양빛이 계속 달에 닿기 때문입니다. 프레드 에스페낙은 반영식의 처음과 끝 단계가 맨눈으로도 광학기기로도 완전히 보이지 않으며, 숙련된 관측자가 희미한 그늘을 알아채려면 반영 크기가 대략 0.6을 넘어야 한다고 적습니다. 달의 한쪽 끝이 반그림자 깊이의 10분의 9까지 들어가도 태양빛의 약 10퍼센트는 여전히 그 부분에 닿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다음 월식은 언제인가요?
한국천문연구원은 2026년 2월 보도자료에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월식으로 2025년 9월 8일 개기월식 다음에 2028년 7월 7일 부분월식이 있고, 다음 개기월식 달은 2028년 12월 31일에 뜬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3월 3일 개기월식은 전국에서 전 과정 관측이 가능했으며 최대식은 저녁 8시 33분 42초, 그때 달의 고도는 약 24도였습니다.

참고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2026년 8월 천문현상 — 8월 28일 항목의 "부분월식(국내 관측 불가) 13:13"과 "망 13:18", 그리고 같은 날 서울 기준 월출 19시 08분과 월몰 05시 44분, 일출 05시 59분과 일몰 19시 08분의 출처다. 본문에서 국내 관측 불가를 시각의 문제로 푼 근거가 이 표에 그대로 있다. 원문
  • 한국천문연구원, 3월 3일 정월대보름날 개기월식 천문현상 (2026년 2월 26일) — 2026년 3월 3일 개기월식이 전국에서 전 과정 관측 가능했다는 예보, 부분식 18시 49분 48초 시작과 개기식 20시 4분 시작, 최대식 20시 33분 42초와 그때 고도 약 24도, 개기식 종료 21시 3분 24초와 부분식 종료 22시 17분 36초,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볼 다음 월식이 2028년 7월 7일 부분월식이고 다음 개기월식 달이 2028년 12월 31일에 뜬다는 서술의 출처다. 정월대보름 개기월식이 1990년 2월 10일 이후 36년 만이라는 서술도 같다. 원문
  • NASA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August 27-28, 2026 Deep Partial Lunar Eclipse (2026년 8월 21일 공개, 8월 25일 갱신) — 최대식 세계시 4시 13분과 가려짐 96.3퍼센트, 부분식 시작 세계시 2시 34분, 관측 가능 지역, 본영 크기와 가려짐의 정의 차이, 본영 크기가 1을 넘거나 음수가 될 수 있다는 서술과 2029년 6월 개기월식의 크기 1.84, 사로스 138 계열과 18년 11일 8시간 간격, 직전 회차 2008년 8월 16일과 다음 회차 2044년 9월 7일의 출처다. 원문
  • Fred Espenak, Visual Appearance of Lunar Eclipses, EclipseWise — 반영식의 첫 접촉과 마지막 접촉이 맨눈으로도 광학기기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서술, 반영 크기 약 0.6이 숙련된 관측자의 인지 문턱이라는 값, 반그림자 깊이의 10분의 9에서도 태양빛의 약 10퍼센트가 도달한다는 값, 본그림자 안쪽과 반그림자 부분의 밝기가 약 500배 차이 난다는 값, 본그림자 지름이 달 지름의 약 2.7배라는 값, 아리스토텔레스가 둥근 그림자로 지구가 구형임을 논증했다는 서술의 출처다. 같은 내용이 NASA 기술보고서 Five Millennium Canon of Lunar Eclipses(TP-2009-214172)에 먼저 실렸다. 원문
  • Fred Espenak, How Did the Ancients Predict Eclipses? The Saros Cycle, Sky & Telescope (2023년 11월 20일) — 삭망월 223번이 6,585일 7시간 43분이고 교점월 242번이 6,585일 8시간 35분이며 그 차이가 52분이라는 값, 사로스 주기마다 지구가 120도 더 돌아 각 회차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관측된다는 서술, 바빌로니아 천문학자들이 기원전 7~8세기에 사로스를 발견했다는 서술의 출처다. 원문
  • Fred Espenak, EclipseWise Partial Lunar Eclipse of 2026 Aug 28 제원표 및 사로스 138 계열표 — 본영 크기 0.93187, 반영 크기 1.96645, 감마 0.49644, 이번 월식이 달 궤도의 승교점에서 일어난다는 사실, 사로스 138 계열이 1521년 10월 15일 반영월식으로 시작해 1918년부터 부분월식을 내놓았고 2044년 9월 7일부터 2495년 6월 8일까지 개기월식을 낸다는 서술의 출처다. 제원표 원본 페이지는 이번 작업에서 직접 열지 못해, 해당 표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영문 위키백과 항목의 서지 대조를 거쳐 값을 확인했다. 원문

본문의 모든 수치는 위 자료와 1:1로 대조했다. 같은 사건에 세 가지 크기 값(반영 크기·본영 크기·가려짐)이 붙는다는 점과 그것이 서로 다른 양이라는 점은 본문 상자에 따로 적었다. 세계시와 한국 표준시의 차이로 날짜 표기가 하루 어긋나 보이는 사정도 본문에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보도자료는 7월 29일자가 마지막이어서 이번 월식에 대한 국내 신규 발표는 없으며, 국내 근거는 상설 천문현상표와 2월 26일자 보도자료를 썼다. 이미지 세 점은 이 글을 위해 직접 만든 도식이고, 그림자와 궤도의 모양은 개념을 나타낸 것이며 축척을 맞춰 그린 것은 아니다.